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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댐에 잠긴 추억 위로 때 묻지 않은 자연 피어나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3-07-31 09:34:06 | 조회수 : 87

남강댐에 잠긴 추억 위로 때 묻지 않은 자연 피어나 - 경남도민일보 (idomin.com)


문화 역사와 함께하는 생태관광 (2) 진주 진양호
남강댐에 잠긴 추억 위로 때 묻지 않은 자연 피어나
  •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 노출 2023-07-23 22:3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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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제한으로 인간 손 안 타자
사평습지 등 다양한 습지 형성

댐 건설로 수몰된 까꼬실 주변
둘레길 조성해 생태 장관 감상

청동기문화박물관서 역사 체험
진양호공원 등 즐길거리도 풍성

일제강점기 남강 홍수를 막고자 공사를 시작한 진주 남강댐은 1970년에 지금처럼 완공된다. 남강댐으로 진주시 판문동·귀곡동·대평면·내동면과 사천시 곤명면에 걸친 거대한 인공호수 진양호가 생겼다. 남강댐은 다목적댐으로 홍수를 조절하고, 전기도 생산한다. 여기에 진주를 포함한 사천·고성·통영·거제·하동·남해에 식수를 공급한다. 물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기에 개발 행위가 엄격하게 제한됐다. 인간의 손을 타지 않자, 자연환경이 살아났고, 곳곳에 습지가 형성됐다. 그러자 멸종위기 1급 야생생물 수달이 돌아왔고, 2급인 삵을 포함해 노루, 고라니, 멧돼지 같은 길짐승과 황조롱이, 물수리, 소쩍새, 부엉이 같은 날짐승이 진양호 주변을 보금자리로 삼고 있다.

진양호공원에서 본 남강댐. /이서후 기자
진양호 노을공원에서 본 남강댐. /이서후 기자
진수대교를 지나면 보이는 진양호. 곳곳에 남은 수몰 흔적들이 습지로 발달했다. /이서후 기자
진수대교를 지나면 보이는 진양호. 곳곳에 남은 수몰 흔적들이 습지로 발달했다. /이서후 기자
진양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멸종위기 동물 수달 보호구역 표지판. 상수원보호구역 표지판. /이서후 기자
진양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멸종위기 동물 수달 보호구역 표지판. /이서후 기자
진양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멸종위기 동물 수달 보호구역 표지판. 상수원보호구역 표지판. /이서후 기자
진양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식수원 보호 구역 표지판. /이서후 기자

◇물과 숲이 어우러진 습지들 = 진양호가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알고 싶으면 1049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된다. 대평면 진수대교를 지날 때 다리 양쪽 편으로 푸르고 깊은 물이 펼쳐진다. 이때 진양호가 진짜 크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물론 실제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2~3배는 더 크다.

진양호 주변으로 물가로 바싹 다가선 숲과 물속에 잠긴 나무들이 보인다. 진양호는 곳곳에 이런 습지가 발달했다. 진수대교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사평습지를 만난다. 대평면 당촌리 일대 내촌천 주변으로 길고 무성하게 형성된 곳이다. 습지와 나란한 콘크리트 길은 지금은 수몰됐지만 오랫동안 사람이 살던 까꼬실(귀곡동)으로 가는 길로 이어진다. 수몰된 마을로 가려면 옛 농지였던 까꼬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2㎞가 넘는 산길을 넘거나 아예 배를 타야 한다. 완전히 잠겨서 사라진 곳과 미처 잠기지 못한 것들이 이제는 생명을 품고 키워 다양한 습지 생태를 형성했는데, 이 주변을 까꼬실습지라 부른다.

1049번 지방도를 계속 따라가면 대평면이다. 진양호 주변 대평면 상촌리 695 일대는 대평습지다. 이곳 역시 수몰되면서 형성된 곳으로 물에 잠겨 오래전에 목숨을 다한 나무들이 가느다란 몸통을 물 위로 드러내 놓고 있다. 습지 근처에 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이 있고, 그곳에서 도로 건너에 진양호 전망대가 있다. 커다란 뱃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꼭대기에 서면 마치 물 위를 달리는 배 위에 있는 것 같다. 여기서 보는 대평습지와 진양호 풍경이 멋지다.

대평면사무소 소재지를 보고 오른쪽으로 달리면 진양호 수면을 지나는 대전통영고속도로 교각을 볼 수 있는데, 그 주변이 오미습지다. 이곳은 고속도로 교량과 수면, 습지가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이루고 있다. 진양호에서 조금 떨어진 사천시 곤명면에 완사습지도 있다. 남강댐으로 흘러드는 완사천에 형성된 완사습지는 댐이 만든 습지 중 가장 멋진 곳이다. 하천이 굽이치면서 곳곳에 모래톱을 만들고, 그 주변으로 태초의 풍경처럼 숲이 어우러졌다.

진양호 오미습지 대평습지 사평습지. /이서후 기자
진양호 오미습지. /이서후 기자
진양호 오미습지 대평습지 사평습지. /이서후 기자
진양호 대평습지. /이서후 기자
진양호 오미습지 대평습지 사평습지. /이서후 기자
진양호 사평습지. /이서후 기자

◇진양호 주변 생태 탐방 = 댐 공사로 물에 잠긴 까꼬실 가는 길과 주변은 생태 탐방로로 다시 태어났다. 진주시는 진양호를 따라 두 갈래 둘레길을 만들었다. 진양호공원 정문에서 전망대를 지나 양마산까지 다녀오는 양마산 물빛길(15.3㎞)과 까꼬실 수몰 지역으로 이어지는 귀곡동 자연생태 문화탐방로(22.7㎞)다. 양마산 물빛길은 진양호를 바라 보며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양마산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진양호 풍경과 편백숲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귀곡동 탐방로는 능선을 따라 편백숲을 즐기는 '하늘 숲 길', 대나무숲과 벚나무길을 따라 바람을 나뭇잎 소리를 들으며 걷는 '바람소리 길', 수몰된 까꼬실 마을 주변 옛 학교 터와 전봇대 등을 살펴보는 '추억 담는 길' 등 3개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사)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킹과 하모하모 트레킹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한국수자원공사 후원을 받아 한국생태관광협회와 함께 하는 남강 물빛 길 따라 트레킹 중 하나다. 까꼬실 트레킹은 진양호 공원에서 배(귀곡호)를 타고 까꼬실 지역으로 들어가 옛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코스다. 고향을 잃은 이들의 아픔이나 그리운 마음을 생각해 보고 진양호 물결을 따라 둘레길을 걸으며 물과 숲이 만든 생태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하모하모 트레킹은 가족 코스로 영천강 둘레길을 걸으며 남강과 영천강에 사는 수달 흔적을 찾아보며 생태계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

경남숲교육협회는 산림복지전문가들이 이야기를 나누려 만든 작은 도서관 동아리 '숲 바라기'에서 시작됐다. 삼삼오오 뜻을 모은 이들이 협회를 설립하고, 지난 2016년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해 경남을 대표 하는 산림복지전문가 단체로 성장했다. 현재 산림청 국가자격과정인 유아숲지도사와 일반 대상 숲바라기 숲생태활동가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도내 다양한 지역에서 숲 해설과 체험활동을 주관하고 있다.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경남숲교육협회에서 진행하는 까꼬실 트레일. 수몰 지역 역사, 문화를 생태 감성으로 둘러본다. /경남숲교육협회

◇천년을 넘게 흐른 남강의 매력 = 남강댐에서 이어진 남강은 진주 시내를 에스(S)자로 어루만지며 흐른다. 진주는 13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도시다. 통일신라 신문왕 5년(685년) 청주총관이 설치된 후 1925년 경남도청이 부산으로 옮겨갈 때까지 거의 500년 가까이 경남 지역 행정 중심이었다. 역사보다 더 오래 흘렀을 남강 기슭에 진주성이 있다. 진주성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두 차례 큰 전투가 벌어진다. 1592년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이 임란삼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으로 왜군을 물리쳤고, 1593년에는 7만여 명의 민·관·군이 최후까지 항쟁하다 장렬하게 순국한 곳이다. 두 번째 전투에서 이긴 왜군이 촉석루에서 잔치를 벌이는데 이때 논개가 적장을 껴안고 남강에 뛰어내렸다. 진주성 안에 국립진주박물관이 있다.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으로 관련 유물과 함께 지역 역사 문화 자산도 전시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2027년까지 옛 진주역 터로 옮기려고 준비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대평면 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은 보기 드문 청동기시대 전문 박물관이다. 남강댐 건설 과정에서 나온 국내 최대 규모 청동기시대 유적과 유물을 살펴보면서 이 주변에서 발달한 청동기시대 문화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남강댐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남강댐물문화관을 찾으면 된다. 남강 주변 생활상부터 댐 건설 역사까지 담은 공간이다. 7월 현재 시설 공사로 임시 휴관 중이다. 

진양호공원 전망대. /이서후 기자 
진양호공원 우드랜드. 다양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이서후 기자 
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 남강댐 공사 현장에서 나온 국내 최대 청동기 유적과 유물을 볼 수 있다. /이서후 기자 
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 앞 진양호 전망대. 대평습지와 진양호 풍경이 일품이다. /이서후 기자

문화관 바로 앞이나 그 아래 노을공원에서 보는 진양호 전경과 진주 시내 풍경도 훌륭하다. 수면 오른쪽으로 남강댐이, 호수 건너편으로 진양호공원이 있다. 진양호 공원은 현재 호텔을 포함해 전망대와 카페, 식당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시민과 방문객에게 훌륭한 쉼터 노릇을 하고 있다. 진주 무형문화재를 전수하는 전통예술회관과 전통소싸움경기장도 있고, 경남 최초이자 지금은 경남에서 유일한 동물원도 있다. 여기에 진주시가 진양호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진양호 하모 놀이숲, 진양호 물빛 갤러리, 진양호 환상의 숲 등을 만들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진양호 우드랜드에서는 다양한 숲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진주시 이반성면에 있는 경상남도수목원은 그 자체로 연구시설(경상남도산림환경연구원)이면서 훌륭한 산림 생태체험장이다. 다른 지역 수목원보다 역사가 오래됐기에 나무가 크고 숲이 무성하다. 독특하고 귀한 식물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이곳에서도 경남숲교육협회에서 파견한 숲해설사들이 유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더운 여름이라 아이들과 숲 속에서 숲속 얼음 컬링으로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얼음 속에 나무 열매 등을 넣고 비닐 위에서 굴리다가 얼음이 녹으며 드러나는 열매로 숲과 환경을 느끼도록 하는 방식이다. 성인은 전동관람차를 타고 수목원을 돌아볼 수도 있고, 숲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수목원 안에 있는 산림박물관에서는 산림 기원과 분포, 우리나라와 세계의 산림대, 임업의 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진주시 이반성면에 있는 경상남도수목원. 산림연구시설이자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이기도 하다. /이서후 기자
진주시 이반성면에 있는 경상남도수목원. 산림연구시설이자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이기도 하다. /이서후 기자
진주시 이반성면에 있는 경상남도수목원. 산림연구시설이자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이기도 하다. /이서후 기자
경상남도수목원 무궁화홍보관 가는 길. 해마다 식목일, 어린이날, 광복절이면 무궁화 묘목을 나눠준다. /이서후 기자
경상남도수목원 내 산림박물관. 산림 형성 과정, 임업 역사 등 산림 관련 다양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이서후 기자
경상남도수목원 내 산림박물관. 산림 형성 과정, 임업 역사 등 산림 관련 다양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이서후 기자

 

경상남도수목원에서 숲해설사들이 진행하는 유아 생태체험. /경남숲교육협회
경상남도수목원에서 숲해설가들이 진행하는 유아 생태체험. /경남숲교육협회
경상남도수목원에서 숲해설사들이 진행하는 유아 생태체험. /경남숲교육협회
경상남도수목원에서 숲해설가들이 진행하는 유아 생태체험. /경남숲교육협회
경상남도수목원에서 숲해설사들이 진행하는 유아 생태체험. /경남숲교육협회
경상남도수목원에서 숲해설가들이 진행하는 유아 생태체험. /경남숲교육협회
경상남도수목원에서 숲해설사들이 진행하는 유아 생태체험. /경남숲교육협회
경상남도수목원에서 숲해설가들이 진행하는 유아 생태체험. /경남숲교육협회

/이서후 기자 

* 습지 보전 인식 증진 및 생태관광지 추가 발굴을 위해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가 함께합니다.